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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2024.02.22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미스터리, 공포
러닝타임: 134분
감독: 장재현주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줄거리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한다. “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왔다. (출처: 네이버)
최민식 배우가 인터뷰 도중 후배 김고은의 신들린 무당 연기를 극찬하였다고 해서 기대를 한껏 불러일으키고 있는 오컬트 영화 파묘. 그래서인지 침체된 영화판에서 7일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상영되자마자, 영화의 내용과는 별개로 인터넷상에서는 논란이 된 이야기가 있는데요 바로 항일 독립운동 영화라는 것입니다.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신비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는 오컬트 영화가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을 그린 영화라고 하니 처음에는 의아했습니다만, 영화를 보고 나니 영화속 떡밥은 정말로"묘벤져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화 곳곳에서 대한민국 독립 운동을 떠올리게 해줍니다.
등장 인물의 설정
영화 속에서 가장 자주 이름이 불리우는 역할은 배우 김고은과 함께 무당으로 등장하는 이도현으로 극 중 그의 이름은 윤봉길입니다. 독립운동가이자 민족 시인인 윤봉길 선생님의 성함이 여기에서....우연의 일치일까 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최민식 배우가 맡은 풍수사 김상덕, 장의사 고영근 (유해진), 무당 이화림(김고은)까지 모두 일제강점기 때 항일 운동가들의 이름과 동일하다고 합니다.
풍수사 김상덕의 이름은 일제강점기 때 친일파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김상덕 선생님의 이름과 같습니다. 장의사의 실제 이름 고영근은 구한말 개화파로서 독립협회 등에서 활동하다 일제강점기에는 만주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한 인물이며, 또한 이화림 역시 한국광복군과 조선의용대에서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한 여성 독립운동가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김고은, 이도현과 함께 무당으로 등장하는 김선영과 김지안의 극중 이름인 오광심과 박자혜 또한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분들의 이름과 일치하는데, 그 중 박자혜는 간호사이자 단재 신채호 선생의 부인으로도 유명합니다.
시대상을 반영한 여러 장치
더불어 영화는 장면마다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여러 장치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이를테면 장의사 고영근의 가게 이름은 1920년대 일본 고관 암살과 관공서 폭파 등 활동을 전개했던 항일 무력독립운동단체 의열단 이름에서 따온 걸로 보이는 <의열장의사>이고, 의열단 단장을 역임한 독립운동가 김원봉의 이름을 딴듯 법명을 원봉으로 지은 스님이 창건한 사찰 이름은 '나라를 지키는 절'이란 의미를 담은 보국사(保國寺) 입니다
도굴꾼으로 위장하여 말뚝을 제거하는 조직의 이름은 철혈단으로,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중국 상하이에서 조직된 독립운동단체의 명칭과 동일하며,무당 이화림과 풍수사 김상덕의 차량번호는 각각 3.1절 만세일,8.15광복절과 같은 0301과 0815입니다. 여기에 더해, 장의사의 운구차 번호는 일제강점기가 끝난 역사적인 해인 1945입니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모든 요소들을 떠올릴 수는 없었지만 관람 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많은 분들의 추리를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감독님께서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괴한 오컬트 영화를 보러 갔다가 가슴이 뭉클해져 나오게 되는 신기한 영화인 것은 틀림이 없네요. 삼일절을 맞이해서 점점 잊혀져 가는 독립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요?